일본산 코이 물고기가 있다. 이 물고기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물그릇의 크기에 따라서 몸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작은 어항에 넣고 기르면 고작 5~8센티미터 정도 자라고 말지만, 큰 연못이나 수족관에 넣어 기르면 20센티미터를 훌쩍 넘는다. 만약 강에 방류하게 되면 1미터가 넘는 커다란 크기로 자라난다. 자신이 속한 물그릇의 크기에 따라 몸이 달라지는 코이처럼 사람도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 발전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남대문 옷장사 13년, 청소용역회사 운영 25년, 뇌종양과의 동거 14년 이라고 자신의 이력을 밝히고 있다. 남들보다 불행이 더 많았다. 지독한 절망에서 기어 나오면서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길목마다 도와준 이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눈곱만큼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고, 고단한 삶을 사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은 간절함이 이 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남대문 점원부터 시작했던 열일곱 살 꼬마, 스물둘에 딸 하나 데리고 과부가 되었으나 지금은 청소용역회사를 운영하며 연매출 100억을 벌어들이는 CEO 이다. 간절함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매일의 최선은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인생을 꿈꾸면서도 가만히 머물러 있는 한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 보기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근사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한 바람이 너무나 간절한데, 정작 뛰어들지는 못한다. 병아리가 되고 싶다면 깨어져 프라이가 되기 전에 발을 내디뎌야 한다. 2022년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에 책장을 넘기면서 숙연해지는 마음과 새로운 도전과 다가올 기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기쁨으로 벅차오름을 느낀다. ^^

 

Chapter 1 | 패배를 모르는 하룻강아지

 

이런 여자가 있다. 지적 장애와 언어 장애를 가진 아버지, 똑똑하지만 냉정한 어머니, 매일 식구들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가난한 살림의 장녀. 22세의 어린나이에 미혼모에 미망인의 몸으로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쳤던 여자. 남대문에서 13년간 옷 장사를 했고, 청소용역회사를 운영해서 성공했지만, 식당업에서 폭삭 망해 신용불량자가 되었다가 다시 일어선 여자. 43세에 덜컥 병에 걸려 15년째 뇌종양과 동거하는 여자. 바로 ‘나’ 이다. 잘 살고 싶었고 남들처럼 사랑받으며 살고 싶어 정말 열심히 살았다. 미친 듯이 일해서 돈을 벌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여자 CEO로 보이는, 그럴듯한 명함을 갖게 되었으나 다른 영역에서는 깡통이나 마찬가지다. 

남편이 죽은 후 내 인생은 다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고통은 성장의 법칙이고, 우리의 인격은 세계의 폭풍우와 긴장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근사하고 멋진 말도 있지만, 막상 고통을 겪으며 살 때는 그것이 사람을 성장시켜 준다는 이야기가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살다보니 정말 다른 길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길은 여러 갈래였다. 그래서 인생이 끝났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하나의 문이 닫히면서 다른 하나의 문은 열린다. 남대문 점원부터 시작했던 열일곱 살 꼬마, 스물둘에 과부가 되었던 내가 회사를 차리고 성공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내가 시도한 일이 시대의 니즈에 딱 맞아떨어진다는 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타이밍과 촉이 좋았을 뿐 아니라 운도 따라 주었다. 내 인생이 온통 ‘재수 없는 년’ 이기만 한 건 아니었다. 나는 내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주저앉지 않았다. 지금은 초라하지만 언젠가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Chapter | 나는 ‘전문직’ 이다

 

“어떻게 하면 나도 당신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 남들이 말하는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남보다 좀 더 많은 일을 경험했을 뿐, 내가 한 일 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주면 심드렁해진다.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 같다. 좀 더 쉬운 길 없어? 지름길 말이야, 그걸 가르쳐 달라고! 이미 밝힌 것처럼 나는 똑똑하거나 영리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내가 살았던 길은 평범하지 않다고 해도, 내가 사용했던 ‘방법’은 아주 평범했다. 정말 죽자고 노력했다. 태산 같은 바위를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 힘든 순간마다 나를 지탱해 준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자신의 마음 깊숙이 들어있는 ‘보물창고’를 발견하기 바란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이 중에는 사람들이 퍽 좋아하고 우러러보는 직업들이 있고, 이는 ‘전문직’이라 불리며 특별하게 구분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직업은 저마다의 전문성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모든 직업은 사람의 필요에 의해 탄생하는데, 굳이 귀천을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 익숙한 직업,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업만 추구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를 놓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만 봐도 그렇다. 만약 내가 청소하는 일, 남의 건물에서 일하는 것을 꺼려했다면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을 테고, 청소용역업의 선두로서 시장에 자리매김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세상사에 둔감하고 무지했기에 편견 없이 일할 수 있었다. 

 

• 내가 몸담은 업종만 유독 험난했던 게 아니라, 따지고 보면 우리 산업 현장에서 사업하기 좋네, 호황이네, 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언제나 장사는 안됐고 하루에도 수만 개의 가게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기 싫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하지만 기대를 배신하지 않은 것은 내가 흘린 땀방울이 유일했다.  

• 또한 성공하고 싶다고 나에게 조언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성공이라 해도 나 자신보다 더한 가치를 두지 말라고. 무엇보다 건강에 신경을 쓰라고 당부한다. 

•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이, 장사도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고비를 넘길 줄 아는 뚝심이 있어야 한다. 꼭대기, 봉우리만 보면 안 된다. 밑바닥과 땅 밑까지도 볼 줄 알아야 한다. 

 

• 태어난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비록 새우잠을 잘지언정 꿈만큼은 고래처럼 꾸어보자. 원망과 불평 대신 배우고 고쳐가며 살아간다면, 분명 이 이야기는 큰 위로와 용기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