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산업포털 - 플라스틱넷 입니다

INFORMATION
저자 강원국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페이지 380쪽
정가 16,000원

나는 말하듯이 쓴다.

3P바인더 코치 / 박만서

책을 좋아해서 독서모임(독서포럼 나비)에 열심히 다녔다. 가끔씩 “저자특강” 이 있을 때면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작가들이 부러웠다. 나도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단순히 책을 읽는 독자에서 이제는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그런 저자들의 설명을 열심히 듣다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그분들도 처음부터 ‘글쓰기 대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거의 예외 없이 일기를 쓰고, 틈날 때 마다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있고, 소재를 얻기 위하여 독서, 여행, 연극과 영화관람, 사색, 관찰, 새로운 도전, 경험, 공부, 꾸준한 글쓰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방송을 통해 먼저 “강원국 작가”를 알게 되었고,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대기업 회장님의 연설문을 쓰면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이후 청와대에서 8년 가까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쓰는 일을 했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10년 넘게 배우고 고민하며 지난 5년간 강의와 방송에서 줄기차게 말하고 있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출간한 이후에도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글쓰기 두려움과 어려움을 이길 방법은 무엇인지 그 답을 찾아 글을 쓰고 강의하고 방송했다. 책에 담긴 글쓰기 방법은 스무 개가 넘지만, 그중 여섯 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1. 말하듯 써라

말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 잘하지 못해도 누구나 할 수는 있다. 그래서 제안 한다. 말해보고 쓰자. 말하듯이 쓰자. 이렇게 권하는 이유는 말하기가 글쓰기보다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말을 먼저 배웠다. 남에게 말하는 게 여의치 않으면 혼잣말도 좋다. 책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말해보라고 권한다, 특정 주제로 열 시간 이상 말할 수 있으면 당장 책을 써도 된다. 나는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쓰지 않았다. 5년간 말했을 뿐이다. 그렇게 추려진 말들이 책이 되었다. 그때까지 말해왔던 것이니 못쓸 리가 없었다.

2. 토끼를 이긴 거북이

글쓰기는 왜 어려울까.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워서다. 두려워서 자신이 없다. 자신 있으면 두렵지 않고 두렵지 않으면 쓸 수 있다. 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 그리고 이후에도 줄곧 글 쓰는 일을 하는 나조차 글쓰기가 두렵다. 많이 안 써봐서 두렵기도 하다. 자주 해보지 않은 일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진다. 잘 쓰려 하지 않고 그냥 쓰면 된다.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자주 쓰면 된다. 글쓰기 근육이 붙는다. 뭐니 뭐니 해도 글쓰기가 두려운 것은 잘 쓰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욕심을 자제하고 일단 많이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는다.

3. 스트레스와 슬럼프를 이기는 습관의 힘

습관으로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장소 정하기다. 나는 집, 카페, 사무실에서 쓴다. 둘째, 시간 정하기다. 집에서 쓰는 지금은 새벽과 오전시간을 주로 활용한다. 셋째, 반복이다. 규칙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하루도 거르지 말고 매일 써야 한다.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은 써야한다. 넷째, 장기 목표다. 매일매일 쓰되 1년 후나 2~3년 후에 무엇을 이뤄내겠다는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내게는 그것이 책 쓰기다. 스트레스의 가장 큰 주범은 완벽주의다. 나의 글쓰기 여정은 스트레스와 싸우는 과정이다. 글이건 말이건 늘 잘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습관적으로 쓰는 것을 방해하는 다음 장애물은 슬럼프다. 나는 이런 때 글쓰기를 멈추고 다른 일을 한다. 글쓰기에 비법이나 왕도는 없다. 그저 고통에 익숙해지는 길만 있을 뿐이다. 나는 생각이 곪아 터져 글이 될 때까지 아픔을 참는다.

4. 거인의 어깨에 올라 써라

나는 모방의 힘을 믿는다. 재능이나 소질이 없어도, 독서를 많이 하지 않아도 남의 글에 기대서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당신의 모델을 정해보라. 작가도 좋고, 학자나 정치인도 상관없다. 직장인이라면 회사 안에서 본받고 싶은 사람을 찾아보라. 뉴턴의 말대로 그의 어깨에 올라타라. 그의 글을 교본으로 삼아보라. 학창시절 자기가 좋아하던 선생님 흉내를 내듯 ‘큰 바위 얼굴’ 만 있으면 된다. 모방의 성공 여부는 기존에 있는 것을 얼마나 내면화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단순한 복제여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답습이고 클리셰다. 표절이고 도용이다. 내 것이 가미되어야 하고, 이전 것보다 나아져야 한다. 모방은 인간의 본능이다. 글은 그렇게 서로를 모방하며 자란다.

5. 티끌을 모으는 습관

글쓰기가 어려운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쓸 말이 없어서다. 글을 쓰려면 자기 생각이 있어야 한다. 글을 써야 할 때 생각하면 이미 늦었고, 평소 해놓은 생각을 글 쓸 때 써먹어야 한다. 평소에 쓸거리를 만들어두는 방법이 메모다. 메모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일도 아니다. 나는 세 가지 점에 유의하며 메모한다. 첫째, 즉시 한다. 생각이 떠오르면 운전하다가도 신호를 기다리다 메모한다. 둘째, 즉시 할 뿐 아니라 뭐든지 메모한다. 지식, 정보, 생각, 느낌, 의견, 주장, 기억 등 일곱 가지다. 언뜻 떠오르는 생각도 메모한다. 그래봤자 많지 않다. 셋째, 메모한 것은 반드시 사용한다. 처음에는 하루 하나 쓰기도 버거웠다. 언제부터인가 열댓 개씩 쓰는 날도 종종 생겼다. 3년 가까이 1,700개를 썼다. 책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책을 쓰고 싶어졌다. 그리고 책이 써졌다. 사람들이 글쓰기 요령을 자주 묻는데, 나는 일단 쓰고, 끝까지 쓰고, 자주 쓰고, 계속해서 쓰라고 말한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바로 메모다.

6. 말과 글의 기본이 되는 힘

★ 질문하기
글쓰기를 힘들어 하는 이유는 질문을 주저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글쓰기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기 한편을 쓰려고 해도 물어야 한다. 독후감이나 기행문도 물어야 쓸 수 있다. 모든 글은 물음에서 시작된다. 묻지 않으면 쓸 수 없다.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질문이다.

★ 공감하기
쓰기는 대상에 공감하는 과정이다. 쓰려면 우선 이해해야 한다. 이해의 대상에는 처지, 사정 같은 이성영역과 심정, 마음 같은 감성영역이 있다. 이 둘을 이해하는 상태를 ‘공감’ 이라고 한다. 글은 독자를 향한 공감의 산물 이기도하다.

★ 통찰하기
통찰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만의 관심사를 찾는 것이 먼저다. 특별히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나 주제가 있어야 한다. 관심분야가 있고 그것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으면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건져 올린 내용은 반드시 메모하며(써먹지 않으면 뇌는 생각을 던져주지 않는다.) 더더욱 말해보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통찰은 찾아온다. 그것은 얼마나 ‘벼리느냐’ 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질 뿐이다. 나는 오늘도 글쓰기에 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읽고, 생각하고, 말한다.

요즘은 독서하는 사람들 가운데, ‘책 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어느 “글쓰기 강연장” 에서 강사가 열정적으로 본인의 모든 글쓰기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었다. 강의에 감동한 수강생 한명이 이렇게 질문했다. 이렇게 솔직히 모든 비법을 알려 줘도 되느냐고, 강사는 본인은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곳을 나가는 순간, 누구 한 명도 글을 쓰는 사람은 없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 지금까지 글쓰기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이제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건물주도 괜찮지만 현실적으로 책을 쓰고 ‘월세’보다 ‘인세’를 목표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