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보다 0.4인치 크고 두께는 0.2㎜ 얇고 더 가벼워
삼성 "한국 맞춤형 기능 갖춰"

국내 태블릿PC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정면 격돌한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신형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 국내 출시행사를 가졌다. 신제품은 화면이 10.1인치로 커졌다. 애플의 '아이패드2'와 화면 크기(9.7인치)가 비슷하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충분히 아이패드와 경쟁할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반영된 제품이다.

◆아이패드보다 더 가볍고 얇은 갤럭시탭 10.1 출시

삼성전자가 작년 11월 출시한 '갤럭시탭'은 화면 크기가 7인치였다. 아이패드와 정면 대결을 피하기 위해 '체급'을 바꾼 것이었다. 갤럭시탭은 들고 다니기 편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50만대를 팔았다. 아이패드의 30만대보다 많다. 해외 판매량은 아이패드가 3000만대, 갤럭시탭이 300만대 미만으로 큰 차이가 난다.

 

신형 '갤럭시탭 10.1'의 장점은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이다. 화면 크기·두께·무게·카메라 성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아이패드보다 조금씩 낫다. 화면은 0.4인치 크지만 두께는 0.2㎜ 더 얇고 무게는 30g 덜 나간다. 카메라 성능도 아이패드보다 4배 이상 화소가 높아 더 세밀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연필 한 자루보다 두께가 더 얇고, 책 한 권보다 가벼운 태블릿PC"라고 설명했다.

단점은 명확하다. 아이패드보다 응용 프로그램(앱)이 적다는 점이다. 구형 제품이 아이패드에 밀린 것과 똑같은 이유다. 현재 아이패드용 앱은 9만개가 넘지만 갤럭시탭10.1에서 돌릴 수 있는 앱은 수천개밖에 안 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탭에서 쓸 수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은 (지금 당장은 수가 적더라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형 콘텐츠로 아이패드와 승부

애플 아이패드의 아성은 견고하다. 신형인 아이패드2의 2분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다.

갤럭시탭10.1의 하드웨어 성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 대결구도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패드를 이기기 어렵다.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어도 애플이 구성한 응용프로그램, 전자책,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 '아이폰·아이패드 생태계'와 경쟁이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의 마케팅 능력과 통신사들의 협조가 더해지면 아이패드를 꺾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앱·콘텐츠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시장 맞춤형 기능'을 추가했다. 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기능을 비롯해 관공서에서 주로 쓰는 문서 형식 HWP를 볼 수 있는 '폴라리스 오피스', 중·고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스마트 에듀' 등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큰 화면에 맞춘 내비게이션 프로그램도 탑재됐다.

'리더스 허브'에 들어 있는 '텍스토어' 등의 콘텐츠 장터를 통해 신문 12종, 잡지 24종, 책 11만권, 전문 정보 100만건 등도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만드는 애플은 할 수 없는 틈을 파고든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한 구글도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구글이 아이패드에 쏠려 있는 앱 개발자와 음반사·영화사 등 콘텐츠업체를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대거 끌어들일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 출처 : 조선경제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