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했는데 MS, 가만히 앉아서 받아낼 듯

재주는 구글이 넘고, 돈은 MS가 챙긴다?

미국 구글이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MS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료 협상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안드로이드가 MS의 PC용 OS '윈도'의 특허 기술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MS가 이들 업체에서 1대당 5달러씩만 받아도 매년 1조원이 저절로 굴러들어온다고 시애틀타임스는 11일 전했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핵심 소프트웨어. 현재 1억대의 모바일 기기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며 매일 50만대씩 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에 무료로 제공한다. 그 대신 온라인 장터에서 응용프로그램(앱)을 판매하고, 모바일 광고를 내보내 수입을 올린다. 이렇게 해서 1년간 모바일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1조원이다.

MS는 안드로이드 특허 협상을 잘 마무리할 경우 구글이나 삼성전자·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죽자사자 노력해서 번 돈과 비슷한 돈을 앉아서 챙길 수 있다. 제품을 개발·생산하거나 판매할 필요도 없이 그저 '통행료'만 받으면 돼 MS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비즈니스인 것이다.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점유율 6%로 바닥을 기고 있는 MS는 작년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에 특허 협상과 소송을 제기해 실속 챙기기에 나섰다. 대만의 HTC는 작년 4월 스마트폰 1대를 팔 때마다 MS에 5달러의 특허료(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HTC는 작년 한 해에만 1억5000만달러(1600억원)를 MS에 준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작년 한 해 스마트폰 OS를 팔아서 번 돈이 3000만달러인 데 비해 HTC에서 받은 특허료는 그보다 5배 많다.

MS는 최근 온쿄, 벨로시티 마이크로 등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하는 중소업체 4곳과 특허료 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에도 스마트폰 1대당 10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했다. LG전자·소니에릭슨·도시바 등을 상대로도 조만간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모토로라, 전자책 '누크'를 판매하는 반즈앤노블과는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MS는 구글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어 실제 수익을 올리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타깃이 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MS도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전면전을 벌이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크 램리(Lem ley) 스탠퍼드대 교수(법학)는 "두 회사가 서로 상대방을 시장에서 몰아낼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데 전면전을 펼치면 공멸(共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조선경제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