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통정보센터 상황실
시내버스·택시의 GPS장치, 실시간 교통 정보 수집해 트위터·앱으로 시민에 전달
정확도 95% '버스도착안내' 하루 이용자 50만명 육박… 자전거·보행정보 추가할 것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달 29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Transport OPeration & Information Service) 상황실. 시내 도로 곳곳에 설치된 930여개의 CCTV 화면을 오락기 스틱처럼 생긴 기계로 하나씩 살펴보던 상황실 직원이 소리쳤다. "산사태가 발생해서 마들길이 토사로 덮였습니다!" 상황실 직원 10여명은 토피스 계정 트위터와 스마트폰 앱, 토피스 홈페이지를 통해 지하철 1호선 일부가 운행 중단된 사실을 알리고 주변에 다른 시내버스와 지하철 노선을 이용하라는 정보를 제공했다.

상황실 관계자는 "여기서 내린 순간의 결정이 도심 전체의 교통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며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직원 4분의 1이 교통 분야 석사 이상의 전문가들"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에는 도심 한가운데서 일이 벌어졌다.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하던 농민과 대학생 1만여명이 오후 2시쯤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다 태평로를 점거해버렸다. 도로로 뛰어든 시위자들로 서울에서 통행량이 가장 많은 태평로와 세종로의 차량이 뒤엉켜버렸다. 시위대의 점거 1시간 만에 도심으로 진입하는 남산 1·3호 터널 전체가 시속 10㎞ 이하로 뚝 떨어졌고, 차량들이 터널에 갇혔다. 상황실 스크린에는 종로 일대 도심이 정체를 뜻하는 빨간색으로 뒤덮였다.

김창균 교통정보센터장은 경찰 등 관계 기관에 도로 통제를 긴급 요청했다. 세종로 통제가 시작됐고 오후 5시 넘어 동대문까지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상황실 직원들은 "종로 일대가 통제되니 대신 율곡로로 우회하고 부득이 종로 방향으로 가실 분은 지하철을 이용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전송했다. 김 센터장은 "교통은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다른 곳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종로, 광화문에서 사고가 나면 그 파급력은 순식간에 서울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의 하루 통행인구 2000만명(연인원)과 400만대 차량에 교통 정보를 전해주는 서울시 교통정보센터는 2004년 7월 1일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시내 8000여대 버스의 운행을 관리하는 '버스종합사령실'의 개념으로 출발했고, 버스 도착 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 버스 도착 정보의 정확도는 63%에 그쳤지만 7년 만에 95% 이상 수준으로 상승했다. 버스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서울시민은 2006년 하루 3만5000명에서 올해는 50만명까지 증가했다.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검색하는 수까지 합하면 하루 동안 500만건 이상이다.

상황실은 지난 4월 120명 직원이 24시간 3교대 근무시스템을 갖추면서 강화됐다. 서울 전역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모아진 화상자료를 30대의 화면으로 10초마다 바꿔가며 체크한다.

김창균 센터장은 "도심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곳은 서울시가 거의 유일하다"며 "파리나 런던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총 4000여㎞에 이르는 서울시 도로의 속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8000여대의 시내버스와 5만여대의 시내 택시에 설치된 위성항법장치(GPS)의 역할이 크다. GPS 설치에만 110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센터는 휴대폰 통신에 이용되는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망과 Wi-Fi(무선인터넷)망을 통해 대량의 교통 정보를 받아 승객과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김창균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자동차와 버스 운행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하철과 연계해 자전거, 보행 등 시민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출처 : 디지틀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