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와 S2 차이 단 1㎜ 이 차이 위해 설계·부품 바꿔… 화면크기는 자꾸 커지는데 업체들 "줄일 곳은 두께뿐"

"머리카락 한 가닥 두께라도 더 얇게 만들어라."

스마트폰 두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두께를 8.9㎜까지 줄인 '갤럭시S 2'를 선보였다. 애플의 '아이폰4'보다 0.4㎜ 얇다. LG전자는 같은 달 9.2㎜ 두께의 '옵티머스 블랙'을 출시했고, 팬택은 9.45㎜ 두께의 '베가 레이서'를 이달 선보였다. '얇은 휴대전화의 원조'격인 일본 기업들도 얇은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다. NEC-카시오가 지난 3월 발표한 '미디어스 N-04C'는 두께가 7.7㎜에 불과하고,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아크'도 두께가 8.7㎜다. 두 제품은 모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1개씩만 썼다. CPU를 2개씩 쓰는 것이 대세이지만, 얇게 만들기 위해 성능을 희생한 것이다.

◆제조사 "두께말고는 줄일 곳이 없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두께 '다이어트'에 목을 매는 것은 두께 외에는 크기를 줄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3.5인치(애플 아이폰 등)에서 4인치(삼성 갤럭시S 등)를 거쳐 4.3인치(삼성 갤럭시S 2 등)까지 커졌다. 팬택 관계자는 "3분기 중에는 화면 크기 5인치짜리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화면 키우기가 대세가 된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크기를 무작정 키울 수는 없다. 손에 쥐는 느낌이 나빠지고 갖고 다니기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두께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면 키우기와 병행해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두께를 줄이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제품마다 있는 기술을 모두 쏟아부어 최대한 얇게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2와 갤럭시S의 두께 차이는 단 1㎜. 명함 2장 차이에 불과하다. 노태문 삼성전자 선행개발팀 전무는 "이 1㎜를 줄이기 위해 제품 설계 사상과 부품 배치를 완전히 바꿨다"며 "종교로 치면 다른 종교로 개종(改宗)을 한 셈"이라고 했다.

1㎜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 연구진은 기존에 쓰던 '수퍼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수퍼 아몰레드 플러스'로 교체하고 터치 입력 장치를 화면 표시 장치와 합쳤다. 이를 통해 기존 갤럭시S 대비 0.4㎜ 정도 두께를 줄였다. 내부 부품 배치도 완전히 바꿔 0.5㎜ 정도 공간을 없앴고, 배터리 커버를 0.7㎜ 두께의 신소재로 바꿔 0.1㎜를 줄였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간신히 1㎜를 줄인 것이다.

◆태블릿PC도 두께 다이어트 중

태블릿PC 시장에서는 두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막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해 설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3월 초 두께를 8.8㎜까지 줄인 아이패드2를 공개했다. 지난해 나온 아이패드 첫 모델에 비해 4.6㎜ 얇아진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이패드2 발표에 앞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의 두께가 10.9㎜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임원이 "애플이 참 얇게 만들었다. (우리도) 더 얇게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 할 정도였다.

삼성전자는 곧장 반격에 나섰다. 아이패드2 발표 후 3주 만에 두께를 8.6㎜까지 줄인 모델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당초 기존 갤럭시탭10.1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아예 새로운 모델이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두께에서 밀리면 애플과 경쟁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원래 하반기에 투입할 예정이던 다음 세대 모델을 내어놓았다"며 "한 이름으로 발표했지만 화면표시 장치, 부품 배치, 배터리 형태 등 모든 것을 새롭게 최적화한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했다.


[ 출처 : 조선경제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