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전화는 기본이고 이메일 확인, 인터넷 검색, 음악감상, 게임 플레이 등을 할 수 있는 PC기능의 휴대폰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가지고 영화를 찍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촬영장비를 대신하는 것이다. 촬영법 교육 강좌도 개설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명 영화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사례도 나왔다.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일까.

◆ 500만화소 카메라면 영화 촬영 충분… 편집 앱도 나와

스마트폰 영화란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만드는 영화를 뜻한다. 상영 시간은 대개 30분 이하로 영화를 찍기 위해 사용되는 스마트폰으로는 ‘아이폰4’가 많이 쓰인다.

KT에 따르면 아이폰4의 500만 화소 카메라로 초당 최대 30프레임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영화촬영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촬영과 편집에 유용한 영화 제작 앱도 많다.

영상을 촬영하려면 1.99달러짜리 ‘올모스트(Almost) DSLR’ 앱을 활용할 수 있으며, 4.99달러짜리 ‘아이무비(iMovie)’라는 앱을 이용해 아이폰에서 직접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영상 제작ㆍ편집 소프트웨어 ‘윈도 무비메이커’를 이용하면 PC로도 편집이 가능하다. 여기에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을 넣으려면 무료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브룸(Bloom)’이나 ‘리모트 사운드 박스(Remote sound box)’ 등의 유료 앱을 써도 된다.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아이폰 영화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이 책을 쓴 영화홍보사 메가폰의 유순미 대표는 KT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개최한 스마트폰 영화제를 홍보하면서 직접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은 경험을 책에 담았다. 이 책에 따르면 촬영에서 편집, 상영에 이르기까지 아이폰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내용은 영화를 찍기 위한 시나리오 기획 및 구성부터 영상 촬영 방법ㆍ음향과 특수효과 입히기ㆍ편집 기법ㆍ유용한 애플리케이션과 보조 장비 등을 다뤘다.

아이폰4로 영화를 제작한 민모씨는 “전문 카메라로 찍은 것보다 아무래도 흔들림이 많고 색감도 거칠지만 이것이 아이폰 영화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 유명 영화감독들이 스마트폰 영화 아카데미서 강의

최근 KT에서는 아예 아이폰 영화 찍기 강의를 열었고 관련 촬영 장비 등도 지원해주고 있다.

서울 목동의 KT정보전산센터에 있는 ‘올레 미디어 스튜디오’는 KT가 1인 창조기업이나 중소 콘텐츠 제작사들을 위해 스튜디오와 편집실, 녹음실 등 영상 제작시스템을 지원해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직접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고 제작에 필요한 각종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스마트폰 영화제작 통합 지원센터(필름센터)가 있고 스마트폰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들이 진행하는 ‘스마트폰 영화 아카데미’도 열린다.

올 연말까지 진행되는 스마트폰 영화 아카데미에는 지난해 아이폰4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봉만대ㆍ윤종석ㆍ이호재ㆍ임필성ㆍ정윤철ㆍ민병우 등 영화감독 6명이 참여한다. 모든 강의는 무료로 기초반과 특강 중에서 골라 수강할 수 있다.

올레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빌릴 수 있는 촬영 장비도 다양하다. 아이폰4뿐만 아니라 핸드그립ㆍ미니크레인ㆍ숄더 그립ㆍ미니 삼각대 등을 대여할 수 있다.

핸드그립은 아이폰4를 손에 들고 영상을 찍을 때 손떨림을 줄여주고 카메라 렌즈도 바꿔 낄 수 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상하좌우로 움직임이 큰 장면을 촬영할 때는 미니 크레인을 이용할 수 있고 어깨에 견착대를 밀착시키고 손잡이로 스마트폰을 고정할 수 있는 숄더 그립도 있다. 또 좁은 공간 안에서도 화면 흔들림없이 촬영할 수 있는 미니 삼각대도 있다.

◆ 스마트폰 영화가 국제 영화제 수상도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 중에 가장 잘 알려진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파란만장’이다. 아이폰으로 찍은 이 판타지 영화는 KT가 아이폰 홍보를 위해 제작을 후원했고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칸 국제광고제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KT가 개최한 아이폰4 필름 페스티발과 올해 초 개최한 올레ㆍ롯데 스마트폰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 15편도 최근 개막한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KT 관계자는 “우리가 개최한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 중에는 영화 전문가가 만든 것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영화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의 작품도 많다”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조선경제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