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는 1995년 설립됐다. 그 당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법이 제정되면서 PSP 소재의 라면용기, 도시락용기 등 플라스틱 폐기물의 사회문제도 대두되자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률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한국플라스틱재활용협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폐플라스틱을 파쇄 • 건조 • 성형 등의 처리공정을 거쳐 고체 형태의 연료로 만드는 고형연료화(RDF, 현 SRF) 시설을 도입해 시범공장을 운영하고,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함께 플라스틱재활용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제도) 도입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2004년 ERP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업무를 환경부 산하의 한국플라스틱리사이클링협회로 이관하고, 현재의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로 이름을 변경한 후 생산자 단체로서 플라스틱 포장용기 제조업계의 권익을 대변하며, 플라스틱 포장용기의 안정성과 감량 및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노력을 전개해오고 있다. 

2015년 식품포장용 합성수지 원료물질 리스트 작성(PL제도), 2020년 환경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원순환사회연대 등과 포장/배달용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 체결과 재활용 업계의 침체로 인해 적체된 페트 재생원료의 수요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2022년 배달/테이크아웃 용기의 재활용 현황 조사 및 분석을 위한 연구 진행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협회 회원사 수는 102개로, 주요 생산품목은 플라스틱 시트, 식품포장 용기, 트레이(PP, PS, PET, PSP), 플라스틱 컵, 배달/테이크아웃 용기, 과일 용기 등이다. 

 

더 나은 플라스틱 관련 정책 및 규제 마련에 도움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영철 회장은 “현재 플라스틱 포장용기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환경이다. 이에 올해는 플라스틱과 관련해 환경부나 환경단체가 여러 가지 법적 규제와 감량 제도 또는 정책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제조업계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활동에 좀 더 주력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나 관련 단체, 언론 등에서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인 것 인양 말하지만, 국내에 플라스틱과 관련해 통계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잘못된 자료를 인용하거나 플라스틱 재활용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생산자 단체인 우리 입장에서는 서운한 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이하 협회)는 올해 플라스틱 산업과 관련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환경정책 수립과 법 제정을 이끌어내고,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기초 데이터 확보와 대외 홍보 강화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우선, 플라스틱 용기 중 가장 이슈가 됐던 배달/테이크아웃 용기 생산 및 재활용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하고, 회원사의 생산품목과 생산량을 수집해 통계를 만들고, 해외자료를 적극 수집해 데이터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2022년 3월에는 ‘플라스틱 배달/테이크아웃 용기 재활용 현황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행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아직까지 국내에 플라스틱과 관련한 기초통계 자료는 물론 재활용에 대한 통계자료가 부족한 상황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배달/테이크아웃 용기 생산량과 사용 후 재활용 흐름 등을 파악했다. 향후에도 보다 전문적이고 폭넓은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조사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포장학회 학술대회, 바이오/화학/플라스틱 산업분야 기술규제 대응 설명회, 대한민국 친환경패키지 포럼 등 각종 환경 관련 세미나 및 포럼 등에 참가, 플라스틱 포장용기의 감량 및 재활용, 친환경플라스틱으로의 전환 등에 대한 주제발표를 다수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요 일간지 및 전문지, 인터넷신문 등을 통한 대외홍보와 홍보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홍보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협회 내에 12개 업체가 참여하는 뉴미디어분과를 신규로 개설하고,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해 플라스틱 포장용기의 필요성과 장점 등을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뉴미디어분과는 현재 창업주의 2·3세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최신 트렌드에 맞는 홍보활동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플라스틱 용기 산업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젊은 세대를 수용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고 전했다. 뉴미디어분과의 성과는 내년에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식약처 등 관련 정부부처 및 기관에서 주관하는 연구사업이나 전문가 초청 세미나, 산업계 간담회, 정책포럼 등 외부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최근 플라스틱 포장용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그간 플라스틱 감량을 위한 협회의 활동들이 쌓여가면서 정책 협의를 위한 요청이 이전보다 늘었던 까닭이다. 

 

“플라스틱 =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인식 아쉬워”

 

김영철 회장은 “단순히 탈(脫)플라스틱이 친환경이라는 개념은 맞지 않는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가 오히려 환경부하를 더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친환경은 탄소중립 또는 탄소저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라스틱 관련 정책은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가야하고 업계도 충분히 동의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규제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배달/테이크아웃 용기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배달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배달/테이크아웃 용기 사용량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배달/테이크아웃 용기가 폐플라스틱 발생량의 대부분이고 심지어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플라스틱 처리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환경부는 법적 규제를 통해 배달/테이크아웃 용기의 사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 
 

 

2020년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1000만 톤 중 생활계 폐기물은 440만 톤이다. 이중 사회적 이슈가 되는 배달용기와 테이크아웃 컵은 20만 톤에 불과하다. 특히 PP는 2차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 실제 선별장에 가보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고 양질의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전에는 공동주택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용기는 깨끗한 것만 수거해 활용했으나, 현재는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음식물이나 오염물질이 묻어 있는 것도 세척해 재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배달해서 먹은 음식을 보면, 치킨, 피자, 자장면 순이다. 치킨과 피자는 소스 용기를 제외하곤 종이 용기를 사용하고, 자장면은 다회용 용기와 일회용 용기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어, 배달/테이크아웃 용기가 플라스틱 처리 문제의 주범이라는데 동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플라스틱 대체제로 추천되는 종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를 베야 하고, 제조공정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며 수질 및 토양 오염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친환경 소재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플라스틱 산업의 친환경화를 위해 플라스틱 용기 감량에서 나아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재질 사용, 유색제품 생산 제한, 무인쇄·무라벨 확대 등으로 재활용이 용이토록 하고, 폐PET병을 원료로 한 재생 플라스틱이나 바이오매스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ESG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

 

우리나라 환경정책은 3R 정책, 즉 감량(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을 지향한다. 

협회도 이런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2020년 포장/배달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자발적으로 20% 줄이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소비자 선택과 품질 문제가 있긴 하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면 폐플라스틱 배출량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어 업계에서 먼저 제안했다. 여기에는 다른 소재를 사용하거나 다회용 용기로 전환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재사용은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위생상의 문제로 이미 실패를 한 경험이 있다. 특히 다회용 용기는 여러 번 세척을 해야 하다 보니 용기 두께가 두꺼워져야 하는데,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최근 들어 다이내믹하게 변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순환경제, ESG 경영 등과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져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물질 재활용과 열적 재활용이 가능하다. 물질 재활용에는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열분해, 해중합, 가스화 등을 통해 최초의 원료 형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페트 소재는 에틸렌글라이콜과 테레프탈산이라는 2가지 물질을 중합시킨 것인데, 여기에 다시 열을 가해 이를 분리시키고 다시 중합시켜 신재 원료를 만들게 된다. 물리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거나 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형태만 바꿔주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페트를 회수, 세척, 분쇄, 조각을 내서 섬유로 사용하거나 용기를 만들 때 시트로 재사용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열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고형 연료화해 시멘트공장이나 제철소, 발전시설 등에서 대체연료로 사용하는 것으로써 20여 년 전에 개발됐으나 경제성이 안 좋아 사업화가 더디다, 지금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커졌다. 

김영철 회장은 “현재 재활용 시장은 탄소중립, 탄소배출권 등의 문제로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미래의 비즈니스로 발전 중이며, 양질의 원료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경쟁도 심화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며 “과거의 폐타이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4~5년 안에 폐플라스틱은 하나의 자원으로 인식되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도 벗지 않을까 조심히 예측해본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볼 때 향후 플라스틱 정책과 제도는 감량과 재활용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덧붙여 감량은 소비자 선택과 품질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자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석유화학 분야에서 5대 강국에 들어가는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은 물론 재활용 관련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책과 제도 정립이 이뤄진다면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미래 산업으로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편, 협회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재질 사용, 유색제품 생산 제한, 무인쇄·무라벨 확대 등으로 재활용이 용이토록 하고, 폐PET병을 원료로 한 재생 플라스틱이나 바이오매스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ESG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민과 함께 살아가는 플라스틱 문화 만들 것”

 

협회는 2023년 탄소저감을 통한 친환경 플라스틱 확대, 규제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경영환경 조성, 국민과 함께 살아가는 플라스틱 문화 달성이라는 사업 목표를 세웠다. 

세부적으로는 ▲ 배달앱이나 프랜차이즈업체 등과 협력해 플라스틱 감량 용기의 사용을 늘리고 재생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업계의 공정 개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 플라스틱 재활용을 더욱 활성화해 규제의 필요성을 축소시켜 나가고 재활용이 잘 되는 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 탈플라스틱이 아니라 플라스틱의 올바른 사용과 배출 등에 대한 홍보 및 이미지 개선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와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협회는 현재 102개인 회원사의 수를 늘리고 원료업체와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등 협회 위상을 강화하고, 일본, EU 등과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외부 전문 업체와 함께 연구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기관 및 평가기관 등과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PLS 제도 도입 등으로 안전한 식품용기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철 회장은 “플라스틱이 규제를 받기 시작하면 포장 용기 업계가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는 생산자 단체로 플라스틱 포장용기 업계를 대표하는 유일인 단체이지만, 운영 기간에 비춰볼 때 역할과 위상이 미흡했던 것 같다”면서 “최근 정책 관련 회의나 세미나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플라스틱 관련 1차 규제대상으로 테이크아웃 컵, 배달용기, 식품포장용기 등이 선정되어, 앞으로 그 성과에 따라 다른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 제도가 도입될 것이므로 우리 협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회원사 모집과 의견 수렴, 플라스틱 관련 데이터 확보, 홍보 활동 등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아가 플라스틱 산업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정책 및 제도 도입 필요

 

김영철 회장은 앞으로 플라스틱 산업 발전을 위해 예측 가능한 정책 및 지속 가능한 정책 도입, 플라스틱 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책을 진행하기 전 업계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몇 년 전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장려하더니 지금은 규제를 하는데, 이런 혼란은 업계에 불신감을 줄뿐만 아니라 신규 투자를 꺼리게 만들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정책이어야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플라스틱 대책은 문제점이 나타나면 그때마다 단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나, 플라스틱 산업의 발전방향 및 재활용 정책, 감량 방안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협의체도 필요하다. 또한 정부부처, 교수 또는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업계 대표자들도 포함시켜 미래의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협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생산업체 역시 힘을 모아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는 플라스틱 관련 문제에 대해 대다수 업체는 관망을 하고 뜻있는 소수 업체가 앞장서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런 패턴이 지속된다면 아무런 혜택도 없이 앞장서는 업체들이 점점 없어지게 될 것이다. 업계 전체가 작은 힘이라도 모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